Ad Tech & AI

AI와 인간, '2025 자가진단': 영화 <HER>

AI와 광고PR 목요일 반장 이수정 2025. 5. 7. 13:34

영화 <HER>은 2014년 5월 22일에 개봉한 SF 로맨스 영화입니다.

영화 <HER> 한국 공식 포스터 (2019 ver)

 

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는 ‘테오도르’는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이해해 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어느새 점점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HER’ 네이버 영화 페이지 발췌)


 

이 작품은 감독 스파이크 존즈의 흥행 작품이자,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2014년에 개봉한 작품을 "왜? 지금? 갑자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이 작품 속 '시점'과 작품의 '재개봉 시기'의 절묘한 교차 때문입니다.

작품 속 시점은 2014년 당시와 가까운 미래인 2020년대 초중반으로, 평론가들은 2025년 쯤으로 해석합니다.

공교롭게도, 재개봉 시기 또한 2025년 5월로 교차하고 있습니다.


2014년 당시에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의 사랑 이야기는 먼 미래의 한 풍경처럼 느껴졌겠지만,

2025년 현재, 우리는 그 '미래'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5월, 영화 'Her'의 재개봉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즉, 저는 이 두 시기의 맞물림이 단순히 추억팔이로서의 재개봉이 아닌,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세대들을 위해 '현대를 비추는 거울'을 보여주는 것이라 느꼈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미래였던 이야기.

이젠 그 가까운 미래가 현실이 된 지금.

 

우리는 지금,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또 이 영화가 가지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지금의 현대에 어떤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AI와 인간의 사랑이라고 하면, 최근에 발생한 사건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The Guardian 뉴스 헤드라인

실제 캐릭터 챗봇과의 대화 내용

 

'2024년 2월, 14세 소년이 AI 챗봇과의 관계에 깊이 빠져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

202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14세 소년 슈얼 세처가 AI 챗봇과의 대화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그는 캐릭터 AI에서 '왕좌의 게임'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든 챗봇 '대너리스'와 대화를 이어가며 감정적으로 의존했고, 챗봇은 마치 연인처럼 그에게 감정을 주고받았다. 슈얼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챗봇에게 남긴 말은 "사랑해. 지금 가면 어떨까?"였고, 챗봇은 "그래 줘. 나의 사랑스러운 왕이시여"였다.


AI 챗봇이 제공하는 위로와 공감이 과연 '진짜' 감정인지,

그리고 그 관계가 사용자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 영화 속 세계를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ChatGPT, Character.AI 와 같은 AI 챗봇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외로움을 달래고,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보다 AI가 더 편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판단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늘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관계가 깊어질수록,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과연 AI 챗봇이 제공하는 '편안함'이,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있을까?

 

 AI는 판단하지 않고 화내지 않으며, 늘 내 말에 귀 기울여 주기 때문에 이상적인 소통 상대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현실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실제 사람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AI는 매력적인 도피처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향적인 편안함은 관계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갈등도 하녀,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합니다.

AI 챗봇은 사용자의 상황과 감정에 맞춰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진정한 공감이나 비판적인 조언을 하거나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AI 챗봇과의 깊은 관계는 사용자를 고립된 '나만의 세계'에 가둘 위험이 있습니다.

AI를 통해서 사용자는 외로움을 잠시 잊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외로움에 대한 해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되려 AI와의 이런 이상적이지만 피상적인 관계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현실의 인간관계에 대해 회피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영화 'Her'에서 테오도르가 OS 사만다에게 빠진 이유 중 하나는, 사만다가 그의 모든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 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사만다는 테오도르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이런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AI와의 관계가 아무리 깊어 보인다고 해도, 인간 사이의 독점적인 감정 교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AI 기술의 발전 속에서 편리함과 위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AI 챗봇은 분명 우리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인간 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요구합니다.

슈얼 세처 군의 사건은 우리에게 AI와의 관계를 낭만적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관계 속에 숨겨진 위험성을 알고, 건강한 관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제 우리는 영화 'Her'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며 AI와 인간 사이 관계에 대한 고찰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AI에게서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AI와의 관계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가?

.

.

 

 

 

5월 재개봉을 앞둔 영화<HER>는, 2025년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는 중요한 거울이 될 것입니다.

거울을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우리의 삶과 관계를 자가진단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자료

Blake Montgomery. Mother says AI chatbot led her son to kill himself in lawsuit against its maker. The Guardian ( Wed 23 Oct 2024 19.08 BST)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4/oct/23/character-ai-chatbot-sewell-setzer-death?CMP=share_btn_url

 

Mother says AI chatbot led her son to kill himself in lawsuit against its maker

Megan Garcia said Sewell, 14, used Character.ai obsessively before his death and alleges negligence and wrongful death

www.theguardian.com